制服向上委員会(제복향상위원회)

1. 여자 아이돌 그룹의 수명이 짧다는건 유명한 말이지만 92년에 결성, 93년에 데뷔 싱글을 발표해 06년에 잠시 활동을 마치기도 했지만 10년에 다시 부활해서 현재까지 활동하는 아이돌 그룹이 있다. 제복향상위원회(줄여서 SKi. i만 소문자) 라는 특이한 이름을 가진 아이돌 그룹이다. 당연히 결성 당시 멤버들이 현재까지 계속 활동하는건 아니고, 멤버교체를 하면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총 18기 멤버에 잠시 머물다간 멤버까지 합치면 100여명이 넘는다. 지금은 모닝구무스메나 48그룹이 있으니 놀랄일은 아니지만 제복향상위원회는 92년에 결성된 그룹이다.

(데뷔 싱글 '제복선언!')

 

2. 80년대의 아이돌 붐이 꺼지고 90년대는 아이돌 빙하기라는 말이 나올만큼 아이돌이 힘쓰지 못하던 시기다. 제 2의 오냥코클럽을 목표로 결성된 체킷코도 겨우 1년만에 해체되기도 했으니. max나 스피드 등 몇몇 실력을 앞세운 아이돌을 제외하곤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을때다. 오냥코클럽 같은 대형 아이돌 그룹은 모닝구 무스메 등장 이전까지는 먹히지 않은 시절이다.

그런 시기에 결성한 제복향상위원회는 초기에는 일반 일본 아이돌 그룹과 별반 다를바 없었다. 차이점이라면 기존 멤버들이 담합해서 예쁜 애는 가입하지 못하게 한다 라는 루머가 날정도의 비쥬얼. 그래도 포니 캐니온을 통해 메이저 데뷔를 해 시작은 좋았다.

(5번째 싱글이자 메이저 레이블에선 마지막 싱글이 된 '동급생')

 

3. 이렇다할 좋은점 하나 없는 아이돌 그룹인데다 아이돌 그룹이 빛을 보지 못하는 시기가 겹쳐 인기는 90년대 중반으로 넘어오면서 인기는 수직하강, 팬이 있는지 없는지 조차 알 수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 였다. 95년부터는 인디즈로 내려와 활동을 이어가면서 싱글보단 앨범 위주로 활동을 한다. 그래서 20년 역사에 싱글은 12장 발매한 반면 앨범은 벌써 40장이나 발매했다. 

인디즈로 내려온 95년에 현재까지 제복향상위원회의 중심이 되는 멤버, 하시모토 미카가 3기생으로 가입을 한다.

(1980년생, 하시모토 미카. 리더를 넘어서 회장이라는 자리에서 활동을 한다.)

 

4. 인디즈로 내려와서 정통파 아이돌에서 방향을 틀어 그레이트풀 데드의 영향을 받은 히피풍 아이돌, 혹은 진보성향을 가진 아이돌 이라는 희한한 포지션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앨범 제목들도 '지금이야말로 일어서라', '음악은 경제의 노예가 아냐', '세계,자유,미국' 등 아이돌의 앨범이라고 생각되지 않은 앨범들도 발표하곤 했다. 너무 인디에서 활동한지라 당시 영상은 찾기 힘들다.

많은 멤버교체가 있고 나서 2006년, 졸업이라는 형태로 잠시 해체를 하지만 당시 몇몇 멤버들은 SKi의 이어가기 위해 각자 활동하기 시작했다. SKi 재적시절부터 작사, 작곡을 하던 하시모토 미카는 인디 뮤지션이 되어 활동을 이어간다.

(TV에서 안녕)

 

5. 그러다 2010년에 졸업 당시 몇몇 멤버와 새로운 멤버를 영입해 SKi가 다시 부활했다. 그리고 노래는 더욱더 급진적으로 변화했다. TV를 비판하는 노래, 반핵 노래, 민주당 노다 정권을 비판하는 노래까지 발표했다. 어린애들을 정치적 선전에 이용한다는 비판의 목소리에 멤버들의 논의를 거쳐 활동을 하는거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하시모토 미카는 솔로 활동과 SKi의 회장으로서 활동을 같이 하면서 SKi와 같이 활동할땐 하시모토 미카&제복향상위원회 라는 이름으로 활동한다.

(탈!탈!탈핵발전소의 노래)

(핵발전소만 없으면. 앞에서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하시모토 미카.)

(악마 노다 TPP)

 

6. TV에서 라디오에서도 볼 수 없지만, 반핵집회, 길거리 라이브, 소규모 라이브 회장 등에서 지하 아이돌이 아닌 인디 아이돌로서 자신들만의 색을 유지하며 현재도 꾸준히 활동중이다. 멤버 교체도 여전하고, 연습생까지 두고 있다. 하시모토 미카를 제외하곤 빈말로도 실력이 좋다고 할 수 없을만큼 안타까운 실력이지만 그 부분은 이젠 중요한게 아닌 듯 싶다. 하시모토 미카는 12년에 SKi의 활동을 정리한 '벗지 않고, 아첨하지 않는, NO라고 말할 수 있는 아이돌' 이라는 책도 발매했다.

7. 경향신문에 인터뷰 기사가 올라와 있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208312053015&code=970203

(지난 10월 13일, 국회앞 반원전 집회에서 라이브를 선보인 하시모토 미카&제복향상위원회. 두 개는 같은 라이브 다른 영상.)